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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멕시코(2016)

프리다 칼로 박물관 in 멕시코시티

by 그랑헤라 2016. 2. 8.

언제부터였지? 무엇 때문이었지?

먼 이국의, 유럽도 아니고 미국도 아닌 멕시코의 여자 화가가 우리 나라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림 보다도 그 화가의 불행했던 일생에 촛점이 더 맞춰졌던 것 같다. 

내가 멕시코시티에서 잠시 있을거라는 소식을 접한 지인 몇 명은 프리다깔로 박물관엘 꼭 가보라고 알려줬다. 물론 가보기야 할 생각이었지만 멕시코시티에 도착한 지 한 달도 되기 전에 가게 된 것은 순전히 지인들의 추천 때문이었다. 



주말 아침. 서둘러서 갔으나,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나래비로 서 있었다. 한적한 주택가의 한적한 박물관을 한적하게 구경하리란 생각을 가지고 온 내가 멋적어지는 순간이었다. 시간 조절을 하는지, 입장도 천천히 시켜주어서 밖에서 한참이나 기다렸다. 아이가 팔고 있는 츄러스를 씹으면서...

입장료와 사진 촬영비까지 해서 결코 적지 않은 돈을 냈다. 다녀온 후, 한참이 지나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 박물관은 주말에는 입장료가 더 비싸단다. 에고...그걸 알았으면 평일에 다녀왔을텐데....




자신의 속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퍼붓는 깔로의 그림을 난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불편하다. 남편인 인 디에고 리베라(리베라 디에고인가?)의 바람끼 때문에 힘들었던 이야기, 그녀 또한 그 못지않은 남성 편력을 가졌었다는 이야기 등 영화 보다 더 극단을 치닫는 삶의 이야기도 난 너무 불편하다. 



부부가 함께 살았던 집을 박물관으로 꾸민 거라서 그림 보다는 그들의 생활 모습을 더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부엌과 작업실과 침실과 깔로의 삶을 도와주던 도구들...




집 내부는 넓지 않은 공간은 요리 조리 작은 공간으로 나누어서 꾸며 놓아서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집 내부보다 더 멋진 곳이 정원이었다. 쭉쭉 뻗은 큰 나무들 사이에 작은 관엽식물들이 심겨져 있었고, 포인세티아와 같은 더 작은 관엽식물들이 아랫쪽에 잘 가꾸어져 있었다. 녹색의 정원은 푸른 집과 어울려서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느낌을 주었다.  





관람하는데에 그리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냥 밀려 다니다가 나온 것 같다. 밖으로 나왔는데 아직도 줄은 내가 들어갔던 그 시간과 마찬가지로 길게 늘어져 있었다.

난 박물관 자체 보다는 정원이, 정원 보다는 박물관이 있는 지역, 코요아칸이 더 마음에 들어왔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주택가. 큰 나무의 가로수도 많고, 크지는 않지만 매우 세심하게 지어진 집들이며 많지 않은 교통량. 내가 딱 살고 싶은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