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550 [말라가] 말라가 인상 2024년 2월 3일 어느 왕국에 공주가 두 명 있었어. 첫째는 아름다운 외모로 사람들 대화의 중심이 되었고, 평범함 둘째 공주는 늘 뒤에서 조용히 있었지. 큰 파티가 열린 날, 초대받은 이웃나라의 왕자들은 첫째 공주의 외모에 매료되어 모두 그 주변에서 대화를 하고자 했어. 그런데 첫째 공주는 외모말고 다른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지. 대화를 할수록 지루해진 왕자들의 점점 둘째 공주에게 모여들었어. 박학다식하고 현명한 둘째 공주와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즐거웠거든. 말라가는 둘째 공주와 같은 도시다. 도착한 후 이틀을 묵었던 호텔의 카페테리아에서 보면 단순한 사각형의 건물들이 마치 급조한 영화세트와 같은 분위기였다. 버스 터미널이 있는 그 지역은 새로 조성된 구역인지 건물들이 건축미니 뭐 이런 것에 구애받.. 2024. 4. 16. [말라가] 호텔에서 아파트로 이사 2024년 2월 1일 이틀 묵었던 호텔 이비스 버짓 센트로에서 히네떼스가에 있는 아파트로 이사했다. 말라가는 크지 않은 도시라 웬만하면 걸어다닐 수 있다. 호텔에서 이 아파트까지 짐이 없다면 걸어서 10분 거리다. 캐리어를 질질 끌고 오려다가 우버를 불렀다. 오르막길만 없었으면 정말로 걸어왔을 테지만 쫌 가파른 경사로가 있어서 고민하다가 결정한 것이다. 우버 비용이 합리적인 것이 (6.2 유로) 결정적 이유다. 이 집은 두 가지 단점이 있다. 하나는 새로 인테리어를 한 집이라 약간 새집 냄새가 나는 것과 창문이 거리 쪽으로 있어서 소음이 좀 있다. 다행이 난 이런 면에 둔한 편이다. 그것 빼고는 다 좋다. 더 좋은 것은 소금, 설탕, 간장 등 약간의 양념이 있다는 것이다. 없는 살림이지만 짐 정리를 하니.. 2024. 4. 16. [말라가] 욜란다와 엘꼬르떼 잉글레스 2024년 2월 1일 * 주의 : 어설픈 스페인어로 경험한 이야기로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말라가 공항 밖으로 나왔을 때 어리둥절한 상태로 A라인 버스 정류장을 찾아다녔다. 구글 지도에 시내로 들어가는 A라인 버스가 11시에 있다고 떠서 택시는 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왔던 사람들은 빠르게 흩어졌고, 늦은 시간이라 공항 안에 있는 상점이나 안내소는 이미 문을 닫았기 때문에 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A라인 버스 노선표가 작게 붙어있는 정류장을 찾았으나 확신이 없었다. 그 곳에 있던 여자에게 물었다. 맞다고 하면서 손가락으로 멀리있는 버스를 가리켰다. 대기하고 있는 버스라고 했다. 그 여자는 내가 공항을 빠져나올 때부터 진지하게 통화를 하고 있었고 무뚝뚝한 인상에 선뜻 다가가.. 2024. 4. 16. 바로셀로나 공항에서 2024년 1월 31일 제 시간에 호출택시가 올 것인지(나는 도시 변두리에 산다) 걱정되어서, 사촌오빠에게 같은 마을에 사는 택시기사에게 예약을 부탁했다. 잘 알지 못하는 나보다는 친구인 오빠가 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사촌 오빠가 직접 픽업을 해주겠단다. 그렇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갖고 집을 출발했다. 그 시간이 1월 30일 오전 5시 50분이다. 나는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 시간 여유를 충분히 두고 일을 한다. 청주 시외버스터미널에도 일찍 도착했고, 인천공항에도 여유있게 도착했는데, 체크인하고, 짐 부치고, 보안검색대를 빠져나가기까지 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남은 긴 시간을 탑승게이트에 앉아서 시간을 때워야 했다. 그래도 기분이 괜찮았다. 예정되었던 비행 시간이라면 바르셀로나 공.. 2024. 4. 16. [준비] 스페인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방법 2024. 1. 27. 장기간 여행을 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먹는 문제이다. 현지의 맛집을 찾아다니며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 음식이 유명한 곳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인건비가 높은 나라로 갈수록 외식비가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며, 내 경우에는 삼시세끼 현지 음식을 먹으면 쉽게 지치게 된다. 그런 이유로 나는 주방을 갖추고 있는 아파트에서 묵는다. 아침은 숙소에서 빵과 커피를 먹던가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하게 해결하고, 점심은 밖에서 사먹고 그리고 저녁은 직접 요리를 한다. 나는 늘 2-3인용의 작고 가벼운 압력솥(남선알미늄)을 가지고 다녔다. 밥도 하고, 닭볶음탕도 하고, 갈비찜도 할 수 있다. 물가가 비싼 유럽이라도 슈퍼마켓 물가는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식비에 대.. 2024. 4. 16. 순간 핀 목련 하룻만에 피더니 비가 오니 하루만에 지더라 2024. 4. 4. 베토벤 교향곡 7번 공연 관람 전 공부하기 우리 동네 시향이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연주한단다. 기왕 티켓을 구입했으니 공부를 하고 가려고 한다. 최소 40분 길면 60분이 넘는 교향곡 연주를 아무 생각없이 가서 듣는다는 것은 그냥 시간 때우기 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베토벤 교향곡은 매우 논리적이고 내용을 구성하는 하나의 원리(주제음이나 음의 배열)를 사용하여 통일성을 준다. 4개의 악장을 그냥 모아서 나열한 것이 아니라 악장과 악장이 서로 연결되고 발전되는 구조를 가진 것이 많다. 그런 것들을 조금만 알고 관람을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하기로 했다. 1. 교향곡이란 - 어원 : sinfonia, 함께 소리를 낸다. - 주로 4악장으로 이루어진 관현악곡으로 1악장이 소나타형식(고전파 음악의 구조)으로 됨 - 소나타형식 : 서주.. 2024. 4. 2. 듄 2 드디어 돌아온 듄2. 믿고 보는 감독 드니 빌뇌브 듄1 복습없이 갔다가 어리둥절. 점차 내 기억이 돌아왔으나, 166분의 러닝타임은 나에겐 길었다. 내가 보고 싶었던 것은 화면 가득 펼쳐진 사막과 사방에서 울리는 전자음악이지. 반지의 제왕같은 규모가 큰 연대기식 서사는 내 취향이 아니다. 듄은 더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아이맥스로 보고 싶다. 2024. 3. 29. 브르노 국립 주니어 발레단 - 세종 공연 포스터를 보자마자 예매했다. 그리고 공연장에 가서 화들짝 놀랐다. 주니어? 언제 이런 말이 있었어? 브르노 국립 주니어 발레단은 브르노국립발레단 예술감독과 브르노 국립극장장 그리고 남부 모라비아 지역의 재정적인 지원으로 2022년에 창단되었단다. 22세 이하의 젊은 무용수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프로젝트. 브르노 국립발레단이 아니라 실망은 했지만 어쩌겠어? 내 실수인걸. 아담과 이브 렘(REM) 아름답고 푸른... 세 작품 모두 나무랄 것 없이 멋진 작품이었다. 간결하지만 무대와 조명을 잘 사용했고 '아름답고 푸른'은 젊은이들답게 위트가 넘쳤다. 나이가 든 이 젊은 무용수들의 공연이 기대된다. 2024. 3. 22. 말러교향곡 4번_충북도립교향악단 말러카페에서 알게 된 지인이 우리동네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가자고 연락이 왔다. 말러를 연주한단다. 티켓도 선점했단다. 충북교향악단의 대규모 교향곡을 들을 기회는 없었으나, 지휘자를 믿고 가기로 했다. 작년에 예술감독으로 온 지휘자 임헌정, 말러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최고의 권위자라 할 수 있다. 지인이 선택한 자리는 2층에서도 뒷쪽, 청주예술의 전당에서 오캐스트라 공연은 어중간한 자리보다는 2층 뒷쪽이 좋단다. 실제로 그랬다. 동굴 같은 효과라고나 할까? 말러 교향곡 4번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공부 좀 했다. 인터넷 여기 저기 뒤져봐도 에둘러 설명하거나 작곡 배경에 대한 설명만 있을 뿐, 음악 감상을 위한 실제적인 분석 같은 것은 없었다, 아니 찾지 못했다. 그래도 세 번 들어봤으니 어렵지.. 2024. 3. 21. Las Casas 2024. 2. 14. 말라가에서... 2024. 2. 14.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1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