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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399

[말라가] 나는 매일 길을 잃는다 2024년 2월 8일 내가 사는 도시의 길은 대부분 직선으로 가로 세로가 명확하기 때문에 대충 느낌만으로도 가고자 하는 곳을 찾을 수 있다. 더구나 나는 언덕 아래 길 하나를 따라서 집들이 늘어선 시골마을에서 자랐기 때문에 복잡한 골목에서는 늘 방향이 혼란스럽다. 오래된 도시가 대부분 그렇지만 여기, 말라가 중심의 골목길은 내 상상을 넘어선다. 일방통행으로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곳이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자동차는 다닐 수 없다. 골목을 헤메다 보면 성당이나 박물관 같은 관광지가 갑자기 나타나기도 한다. 운이 좋은 때는 맛이는 모퉁이 카페테리아나 빵집을 만날 수도 있다. 운이 좋은 날이 많기는 하다. 나는 집에 돌아올 때 늘 길을 잃는다. 우리 집이 있는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늠해서 다니다 보면 엉뚱.. 2024. 4. 16.
[말라가] 박물관 관람 1. 카르멘 티센 말라가 미술관 2024년 2월 8일 말라가에 어느 정도 적응한 것 같으니 1일 1박물관 관람을 해볼까? "여기, 말라가에는 모든 박물관 관람을 할 수 있는 카드가 있어?" "말라가 패쓰라고 있어. 그런데 우리는 팔지않아" 피카소 생가 박물관에서 물으니 인포메이션에 가보라고 한다. 웬만한 관광 도시는 박물관 통합패쓰가 있다. 혹시나하고 물었더니 역시나 있다. 확인해 보니 하루에 최소 4개 정도를 다녀야 본전이겠더라. 당연히 패쓰~~. 관광지도를 참고해서 하나씩 다녀보기로 했다. 번호가 주요한 관광지 순서로 되어 있는 것 같다. 1. 까르멘 티센 말라가 미술관(10번) 마드리드에 있는 티센 보르네미사 박물관의 그 티센 보르네미사 남작의 다섯번째 부인의 컬렉션을 기반으로 만든 미술관이란다. 19세기 스페인 회화, 주로 안달.. 2024. 4. 16.
[말라가] 나의 스페인 식탁 2 2024년 2월 6일 말라가는 해산물이 풍부하고 나에게는 아직 8개의 라면이 남아있다. 오가며 싱싱한 해산물을 보다가 갑자기 "해물라면!"이 떠올랐다. ​ 집 근처에 메르까도 데 몰리니요라는 시장이 있다. 규모도 작고 물건도 다양하지 않지만 동네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장이다. 해물라면을 끓이려고 오징어를 사러 갔다. 2시 이후에는 문을 닫으니 아침부터 갔다. "깔라마르 쪼오끔만 주세요." "요만큼?" "이건 뭐라고 해요?" 새우를 가르키며 물었다. "랑고스틴" 새우는 종류별로 이름이 다른가보다. "그것도 쪼오끔만 주세요" 시장 사람들이 친절하다. 아시아인이 스페인어로 말하는 것을 엄청 신기하게 생각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조금만 사온다고 했는데 집에서 풀어보니 많다. 새우와 오징어 합해서 3.몇 유로,.. 2024. 4. 16.
[말라가] 나이들어 여행한다는 것 2024년 2월 6일 나이가 들어서 여행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 말라게따 : 말라가 해변을 부르는 말. 벌써 수영하는 사람도 있다. 첫째, 시차 적응이다. 지금까지 나에게 시차적응이란 말은 없었다. 머리만 닿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잠들어 버리는 장점(?)이 있기도 하고, 비행기를 탈 때부터 여행지의 시간에 맞춰서 자거나 깨어있다가 도착하면서 현지 리듬에 쉽게 적응했다. 하지만 이번엔 완전히 실패다. 나는 우리 나라 시간으로 자정, 여기 시간으로 오후 4시 정도만 되면 졸음이 쏟아져서 잠시 소파에 누워있다가 서너 시간을 잠들어 버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불면의 시간....매일 반복되고 있다. 저건 내 문어다리가 아니다. 둘째, 호기심 상실이다. 호기심 덩어리였던 내가 더 이상 궁금한 것이 없는 것이다. 예전.. 2024. 4. 16.
[말라가] 나의 스페인 식탁 2024년 2월 5일 메르까도 데 아타라사나스 아타라사나의 사전적 의미: 조선소, 밧줄 제조소, 포도주 통 보관소 그냥 조선소 시장이라고 하는게 맞나? 현지인보다는 관광객이 더 많은 전통시장이다. 사람들이 많아서 카메라를 들이대기가 어렵다. 그래서 내 사진은 영 아니다. 나는 진짜 올리브 절임이 필요하고 아직 현지인이 이용하는 시장은 모르니까 어쩔 수 없다. 여기서는 올리브 한 통만 샀고 치즈와 하몽은 집 근처 슈퍼에서 작고 싼걸로 샀지. 그리고 준비한 나의 스페인식 식탁 ​ 2024. 4. 16.
[말라가] 말라가FC 직관 2024년 2월 5일 말라가 FC와 아틀레티코 발레아레스의 프리메라 페데라시온 22라운드 홈경기. 설레는 마음으로 일찌감치 경기장으로 출발. 엥? 1시간 30분 전인데 경기장 가는 길이 썰렁하다. 경기장 앞에도 한산하다. 아무리 3부 리그로 강등된 팀이라지만 그래도 축구의 나라 스페인 아닌가? 축구에 대한 열정은 리그를 가리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혼란스럽다. 게이트가 열리고 일찌감치 들어갔다. 와!!! 경기장 포스 보소. 경기장 가까운 관중석, 질 좋아보이는 잔디 ..... 비만 오면 논이 되는 우리 동네 경기장 생각에 눈물이 난다. .... 물 뿌리는 시설마저 멋지다. 경기 시간이 가까워오자 관중들이 속속 들어오고 선수들이 몸을 풀러 나올 때부터 관중석 텐션이 후끈하다. 빨간 미니마우스 복장으로 온 아저.. 2024. 4. 16.
[말라가] 말라가 최고의 관광명소 2024년 2월 4일 * 어설픈 스페인어로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말라가 관광안내지도에 1,2,3,4번은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1. 대성당, 2. 알카사바, 3. 로마극장, 4. 히브랄퐈로 요새. 말라가에서 선정한 가장 볼만한 곳이라는 것이겠지요. 도시 중심의 서쪽에 몰려있어서 한꺼번에 쭈루룩 볼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오늘은 알카사바(성)와 히브랄퐈로(요새)만 알려드립니다. 지도상 보면 하나의 장소 같지만, 사실은 두 개의 장소...로 구분했습니다. 입구가 2개이고 입장권이 따로 있습니다. 각각 3.5유로, 2개 통합권은 5.5유로, 옆에 로마 극장은 덤, 공짜입니다. 통합권 사면 처음에 그냥 들여보내고 다른 쪽 볼 때 조금 찢어내는 것으로 끝. 알카사바 입구는 파란색27.. 2024. 4. 16.
[말라가] 말라가 인상 2024년 2월 3일 어느 왕국에 공주가 두 명 있었어. 첫째는 아름다운 외모로 사람들 대화의 중심이 되었고, 평범함 둘째 공주는 늘 뒤에서 조용히 있었지. 큰 파티가 열린 날, 초대받은 이웃나라의 왕자들은 첫째 공주의 외모에 매료되어 모두 그 주변에서 대화를 하고자 했어. 그런데 첫째 공주는 외모말고 다른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지. 대화를 할수록 지루해진 왕자들의 점점 둘째 공주에게 모여들었어. 박학다식하고 현명한 둘째 공주와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즐거웠거든. ​ 말라가는 둘째 공주와 같은 도시다. 도착한 후 이틀을 묵었던 호텔의 카페테리아에서 보면 단순한 사각형의 건물들이 마치 급조한 영화세트와 같은 분위기였다. 버스 터미널이 있는 그 지역은 새로 조성된 구역인지 건물들이 건축미니 뭐 이런 것에 구애받.. 2024. 4. 16.
[말라가] 호텔에서 아파트로 이사 2024년 2월 1일 이틀 묵었던 호텔 이비스 버짓 센트로에서 히네떼스가에 있는 아파트로 이사했다. 말라가는 크지 않은 도시라 웬만하면 걸어다닐 수 있다. 호텔에서 이 아파트까지 짐이 없다면 걸어서 10분 거리다. 캐리어를 질질 끌고 오려다가 우버를 불렀다. 오르막길만 없었으면 정말로 걸어왔을 테지만 쫌 가파른 경사로가 있어서 고민하다가 결정한 것이다. 우버 비용이 합리적인 것이 (6.2 유로) 결정적 이유다. 이 집은 두 가지 단점이 있다. 하나는 새로 인테리어를 한 집이라 약간 새집 냄새가 나는 것과 창문이 거리 쪽으로 있어서 소음이 좀 있다. 다행이 난 이런 면에 둔한 편이다. 그것 빼고는 다 좋다. 더 좋은 것은 소금, 설탕, 간장 등 약간의 양념이 있다는 것이다. 없는 살림이지만 짐 정리를 하니.. 2024. 4. 16.
[말라가] 욜란다와 엘꼬르떼 잉글레스 2024년 2월 1일 * 주의 : 어설픈 스페인어로 경험한 이야기로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말라가 공항 밖으로 나왔을 때 어리둥절한 상태로 A라인 버스 정류장을 찾아다녔다. 구글 지도에 시내로 들어가는 A라인 버스가 11시에 있다고 떠서 택시는 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왔던 사람들은 빠르게 흩어졌고, 늦은 시간이라 공항 안에 있는 상점이나 안내소는 이미 문을 닫았기 때문에 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A라인 버스 노선표가 작게 붙어있는 정류장을 찾았으나 확신이 없었다. 그 곳에 있던 여자에게 물었다. 맞다고 하면서 손가락으로 멀리있는 버스를 가리켰다. 대기하고 있는 버스라고 했다. 그 여자는 내가 공항을 빠져나올 때부터 진지하게 통화를 하고 있었고 무뚝뚝한 인상에 선뜻 다가가.. 2024. 4. 16.
바로셀로나 공항에서 2024년 1월 31일 제 시간에 호출택시가 올 것인지(나는 도시 변두리에 산다) 걱정되어서, 사촌오빠에게 같은 마을에 사는 택시기사에게 예약을 부탁했다. 잘 알지 못하는 나보다는 친구인 오빠가 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사촌 오빠가 직접 픽업을 해주겠단다. 그렇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갖고 집을 출발했다. 그 시간이 1월 30일 오전 5시 50분이다. 나는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 시간 여유를 충분히 두고 일을 한다. 청주 시외버스터미널에도 일찍 도착했고, 인천공항에도 여유있게 도착했는데, 체크인하고, 짐 부치고, 보안검색대를 빠져나가기까지 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남은 긴 시간을 탑승게이트에 앉아서 시간을 때워야 했다. 그래도 기분이 괜찮았다. 예정되었던 비행 시간이라면 바르셀로나 공.. 2024. 4. 16.
[준비] 스페인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방법 2024. 1. 27. 장기간 여행을 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먹는 문제이다. 현지의 맛집을 찾아다니며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 음식이 유명한 곳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인건비가 높은 나라로 갈수록 외식비가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며, 내 경우에는 삼시세끼 현지 음식을 먹으면 쉽게 지치게 된다. 그런 이유로 나는 주방을 갖추고 있는 아파트에서 묵는다. 아침은 숙소에서 빵과 커피를 먹던가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하게 해결하고, 점심은 밖에서 사먹고 그리고 저녁은 직접 요리를 한다. 나는 늘 2-3인용의 작고 가벼운 압력솥(남선알미늄)을 가지고 다녔다. 밥도 하고, 닭볶음탕도 하고, 갈비찜도 할 수 있다. 물가가 비싼 유럽이라도 슈퍼마켓 물가는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식비에 대.. 2024. 4. 16.